봄바람
최 삼 성
바람아 불어라
사랑도 행복도 가득 실고
내 가슴에 들어와
웃음도 희망도 가득 안은 너를
살며시 안아 줄게
아니
꼭꼭 안아줄게
봄바람
최 삼 성
바람아 불어라
사랑도 행복도 가득 실고
내 가슴에 들어와
웃음도 희망도 가득 안은 너를
살며시 안아 줄게
아니
꼭꼭 안아줄게
해가 뜨면 해가 지듯이
최 삼 성
해는 떠오르면서
서산을 향해가고
활짝 피었던 꽃들
우수수 떨어지고
청춘의 깃발도
외로움의 지팡이니
인생 첫 출발에서
종착역을 향하는구나.
해가 뜨면
해가 지듯이
엄마의 작은 유품
최 삼 성
반지그릇에 가만히 누워있는 골무
왠지 필요치 않아 보아도 못 본채 하던 골무
오늘은 엄마가 그리워 손에 골무를 끼워봅니다.
나 어릴 적에
낡은 가죽으로 반달 모양 오려놓고
두 개 겹쳐서 뜨문뜨문 꿰매 놓은 골무랍니다.
침침한 방 한쪽에서
거친 손끝으로 바느질 할 때 쓰던 골무
손끝 찔리는 일은 없을 거라며 감싸주었지요.
아주 작은 손끝 주머니
엄마를 사랑하며 보살펴 주었는데
나는 엄마를 위해 무엇을 하였을까?
주굴 거리던 엄마의 손 만지는 듯
엄마의 작은 유품을 귀하게 매만지며
오늘도 엄마의 사랑을 가만히 안아봅니다.
추억이 아름다운 것은
추억이 아름다운 것은
문득 문득 생각나게 만들기 때문일까
슬펐던 기억
아팠던 기억
너무 좋아서 눈물 흘렸던 기억들
추억이 아름다운 것은
주님이 나를 사랑해 주셨기 때문이야
슬펐을 때 위로해 주셨고
아팠을 때 감싸 주셨고
너무 좋아서 눈물 흘릴 때 같이 웃어 주셨지
춤추는 바다
최 삼 성
호흡을 가다듬고
너울너울 춤추는 당신 바라보면
잔잔한 미소를 보내고 싶고
거친 숨소리와 함께
무섭게 춤추는 당신 바라보면
고난을 이겨내라 편지를 띄우고 싶다.
억지로 웃는 웃음 웃어 보았는가.
터지는 웃음을 참아 보았는가.
이끌어 주는 대로
바람을 타고
함께 춤을 추다보면
깊이 숨어있는
보석 같은 행복이
에메랄드빛으로 비춰 지겠지
양배추 꽃
최 삼 성
뿌리가 잘린 양배추 한통
천원에 사서 집으로 가져왔다.
한 겹 한 겹 정성스럽게
입은 옷 벗겨놓고
마지막 몇 잎 남겨
예쁜 그릇에 올려놓으며
며칠은 더 살겠지 했다.
가느다란 뿌리 내리며
살겠다는 의지를 보이더니
가느다란 꽃대를
쏙 - 밀어 내는 게 아닌가.
화분에 옮겨 심었더니
노란 빛깔의 작은 얼굴
아기 웃음으로 화사하게
활짝 피어난 예쁜 꽃
한 달 넘도록 바라보며
고통 속에서 피어낸 꽃
생명의 위대함을 보며
찬사를 보내 주고 싶다.
벚꽃의 생애
최 삼 성
따스한 봄 햇살
조롱조롱 꽃망울
순간 터트린 만개
화려함에 눈부시니
꽃샘바람 찾아와
하얀 꽃길 만들어
봄을 살짝 밀어낸다.
작은 잎사귀
햇살 빨아먹으면서
푸른 옷 갈아입고
활짝 피었던 꽃자리에
대롱대롱 매달린
까만 버찌를 사랑한다.
강열한 햇빛에 늙어
푸른 옷 벗으면서
나이테 한 겹 싸안으며
쏟아지는 눈보라 속에
하얀 옷 입었지만
웃으며 살아가야지
봄은 달려 올 테니까
아름답다
최 삼 성
높은 하늘은
자연을 내려다보면서 아름답다 하고
자연은 하늘을 바라보면서
맑은 하늘에 그려진 구름도 아름답다 한다.
창공을 나는 새는
웅장한 푸른 산을 바라보며 아름답다 하고
우뚝우뚝 서있는 나무들은
너울너울 춤추는 새들의 모습이 아름답다 한다.
골짜기에 흐르는 맑은 물
파도 타는 갈매기 바라보며 바다가 아름답다 하고
짙푸른 검은 바다는
졸졸 흐르는 맑은 노래 소리가 아름답다 한다.
언덕 위에 들꽃도
논밭에 자라는 푸른 채소보고 아름답다 하고
싱싱한 푸른 채소는
가냘프게 한들거리는 들꽃이 아름답다 한다.
나도 이웃을 바라보며
소중한 사람 당신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하고
이웃은 나를 바라보며
당신의 모습도 아름답습니다.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디딤돌
최 삼 성
남을 배려하며
도우려는 디딤돌
아프지만 참고
힘들지만 참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희생하는 마음으로
사람들의
발자취를 남겨놓은
평안의 디딤돌
추억의 디딤돌
“디딤돌” 이란 단어가 왜 생각이 났을까?
혹시 이런 삶이 부러웠을까
아니면 이런 삶을 살 수는 없을까 하는 마음
예순 네 번째 생일을 맞이하면서 돌아보는 디딤돌이었을까요.
삶을 돌아보면서 디딤돌을 그려 보았습니다.
들꽃의 희망
최 삼 성
땅속에
가만히 누워
긴 잠을 자고나니
봄볕이
부르는가!
따뜻해진 이불
파란
얼굴을 쏘옥
내밀어 보았지
발자국
소리가 무겁게
들리는구나.
나의
희망 이예요.
밟거나 꺾지 말아주면
귀한 향기
예쁜 꽃으로 맘껏
보답할게요.
포근한
봄볕처럼
많이 사랑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