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시 찾아온 봄
최 삼 성
맵고 시리던 바람
꽃샘 이기지 못해
가슴속으로 파고들지만
봄기운이 실려 있어
매 말라 지쳐있던
도랑물 졸졸 흐르니
쑥쑥 얼굴 내민 쑥 머리
들녘에 수놓는다.
버드나무 한들한들
봄기운에 춤추며
버들 눈 꽃잎처럼
파릇파릇 무늬 놓아
날아가던 새들도
솔가지위에 다람쥐도
살며시 찾아온
생명의 봄을 만져본다.
살며시 찾아온 봄
최 삼 성
맵고 시리던 바람
꽃샘 이기지 못해
가슴속으로 파고들지만
봄기운이 실려 있어
매 말라 지쳐있던
도랑물 졸졸 흐르니
쑥쑥 얼굴 내민 쑥 머리
들녘에 수놓는다.
버드나무 한들한들
봄기운에 춤추며
버들 눈 꽃잎처럼
파릇파릇 무늬 놓아
날아가던 새들도
솔가지위에 다람쥐도
살며시 찾아온
생명의 봄을 만져본다.
찾아온 봄
최 삼 성
하얀 눈으로
입던 겨울 옷
파란 잎으로
새 옷 입었네.
생명이 넘치니
꽃향기 날아가고
사랑이 넘치니
꽃향기 찾아오네.
똑딱거리던 시계
최 삼 성
남을 배려하는
진실 된 마음으로
열심히 살아가다가
배고파지면
할 일을 마친 듯
깊은 잠을 자겠지
배고파지면
깊은 잠을 자는구나.
이것이 인생인 것을
남을 배려하며
진실 된 마음으로
열심히 살아가야지
산은 말이 없다
최 삼 성
산은 말이 없다
묵묵히 들을 뿐이다.
동장군 칼바람 소리에도
살살 부는 꽃바람 소리에도
우렁찬 폭포의 소리에도
잔잔히 흐르는 계곡의 소리에도
산은 말이 없다
그 자리를 지킬 뿐이다.
파괴하려는 장비 소리에
놀라 와르르 쾅쾅 고함지르기 전에는
산은 말이 없다
자연의 소리를 들을 뿐이다.
밤은 가고
최 삼 성
산골마을 외딴집
굴뚝에 연기 사라지더니
별빛만이 친구가 되어주는구나.
밤새 휘몰아치는 칼바람
창문은 부르르 떨고
식어가는 아랫목에 어께가 시리다.
행여나
들려오는 발자국 소리에
방문 열어젖히고
새해 아침 만남이 그리워서
밤은 가고
고요를 깨뜨리는
밝은 태양이 보고 싶다.
쌀 한 톨
최 삼 성
뜨거움도
목마름도 참아내고
태풍도
홍수도 이겨낸 쌀 한 톨
이 한 톨은
자연이 준 귀한 선물
빛나는 보석입니다.
배고팠던 시절
자식들 배곯지 않게 하려고
굶주렸던 어머니들의 사랑이
한 톨에 묻어있기에
채워진 밥그릇은
배부름으로 웃음 꽃피는
한 톨 한 톨의 행복입니다.
눈이 오는 날
최 삼 성
찌푸리고 있다
심술궂은 얼굴로
왜 그러니
달래도 보았지만
하늘은
더욱 어두워진다.
검은 때를
하얗게
만들기에 힘들었구나.
흰 옷 입고
나풀나풀 춤추며
자유롭게 휘날리는
너의 모습
힘든 고비를 넘은
아름다움이라 할까
지붕위에
나무 가지에
골목길에
아이들 머리위에
내 마음에
편히 쉬어가려무나.
흘러가는 구나
최 삼 성
가는 구나
흘러가는 구나
가는 구나
세월이 흘러가는 구나
구름도 흘러가다 무거우면 내려 쏟는 빗줄기
흐르는 물소리에 묻어
가랑잎 띄어 보내면서 훌쩍이며 이별하는 자연의 소리
산에서 흘려보내고 강에서 흘려보내고
바다에 모여 앉아 옛 이야기 나누는 파도 소리에
귀 기울여 함께 이야기 섞어 놓는다.
가는 구나
흘러가는 구나
어미의 마음
최 삼 성
자식이 웃으면
어미는 웃음으로 가득차고
자식이 울면
울음으로 가득 찬다.
자식이 행복하다면
어미는 즐거움으로 가득차고
자식이 불행하다면
온 몸이 저려온다.
자식이 건강하다면
어미는 건강한 마음이지만
자식이 아프면
뼈마디 마디가 아파온다.
얘야!
너와 나
생명을 나누어놓은 몸으로
둘이라기보다는 하나로구나
어미도
건강하고 밝게 웃는
행복한 자식 바라보고
평안히 웃는 얼굴 보여 주마
삶의 소리
최 삼 성
조용히 내려앉은
어둠의 빛깔로 젖은 시간
나무위에 걸터앉아
외로움에 떨고 있는 달처럼
깊은 골짜기에서
자유롭게 흘러가는 물처럼
숨 쉬는 호흡도 달콤해
아름다움도 수줍어하면서
막힘없이 흐르는 시간
삶의 소리에 동은 밝아온다.